후천적으로 논리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논리적 사고는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우리는 종종 "나는 원래 논리적이지 않아" 혹은 "저 사람은 타고난 논리적 사고력을 가졌어"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과연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는 선천적인 능력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훈련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일까? 이 글에서는 심리학, 철학, 인지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가 어떻게 길러질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논리적 사고란 무엇인가?
논리적 사고는 사실과 근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 방식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논리(logic)를 학문적 체계로 정립하며 연역법(deductive reasoning)과 귀납법(inductive reasoning)의 개념을 정리했다. 이후 수많은 학자가 논리적 사고의 본질을 연구해왔다.
인지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는 인간이 직관(System 1)과 논리적 사고(System 2)라는 두 가지 사고 체계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Kahneman, 2011). 이 연구는 우리가 논리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직관적인 사고 패턴을 억제하고 훈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논리적 사고는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논리적 사고는 충분한 학습과 연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아래의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 비판적 사고와 교육의 관계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존 D. 브랜스포드(John D. Bransford)와 동료 연구자들은 논리적 사고가 후천적으로 발달할 수 있으며, 특히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Bransford & Stein, 1993). 이들은 논리적 문제 해결을 가르친 학생들이 단순 암기 교육을 받은 학생들보다 훨씬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였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 논리적 사고는 훈련을 통해 향상된다
「Thinking, Fast and Slow」에서 대니얼 카너먼(Kahneman, 2011)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비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지만, 훈련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수학적 문제 해결이나 논리 퍼즐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뇌가 점점 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익힌다. - 논리적 오류를 인식하는 훈련
한 연구에서는 논리적 오류(logical fallacy)를 교육받은 사람들이 토론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오류를 인식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Van Gelder, 2005). 이는 논리적 사고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리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1. 논리적 오류(logical fallacy) 피하기
사람들은 종종 감정에 휘둘리거나 잘못된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흔한 논리적 오류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흑백논리(False Dichotomy): “이거 아니면 저거야!”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를 피하라.
- 순환논법(Circular Reasoning): “왜 이게 맞지?” → “그냥 원래 그래!”와 같은 논리는 비논리적이다.
- 인신공격(Ad Hominem): 상대의 주장 자체가 아닌 인격을 공격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2.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훈련
비판적 사고란 정보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분석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다.
- “왜?”라는 질문을 습관화하기: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 주장은 어떤 근거로 뒷받침되는가?”를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
- 반대 의견 고려하기: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분석해보면 더욱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3. 논리적 글쓰기 연습
논리적으로 사고하려면 이를 글로 정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를 따르는 것이 좋다.
- 서론: 주장을 명확히 제시한다.
- 본론: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 결론: 요약하고 핵심 주장을 강조한다.
4. 수학과 프로그래밍 학습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과 프로그래밍은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 유용하다. 연구에 따르면, 수학적 논리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문제 해결력과 논리적 사고력이 더 뛰어나다는 결과가 있다(Nunes et al., 1993).
5. 토론과 논쟁을 통한 실전 훈련
토론과 논쟁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찬반 토론을 연습하면 자신의 주장을 더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결론: 논리적 사고는 길러질 수 있다
위의 연구들과 방법을 통해 볼 때, 논리적 사고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습과 훈련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 논리적 사고를 기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누구나 더욱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논리적 사고력은 단순히 지능이 높은 것과는 다른 문제이며, 의식적인 훈련과 노력이 핵심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싶다면 비판적 사고를 연습하고, 논리적 오류를 피하는 습관을 들이며, 논리적인 글쓰기와 토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리적 사고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직장, 학업, 사회적 관계에서도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참고 문헌
- Bransford, J. D., & Stein, B. S. (1993). "The IDEAL Problem Solver: A Guide for Improving Thinking, Learning, and Creativity."
- Kahneman, D. (2011). "Thinking, Fast and Slow." Farrar, Straus and Giroux.
- Van Gelder, T. (2005). "Teaching Critical Thinking: Some Lessons from Cognitive Science." College Teaching, 53(1), 41-46.
- Nunes, T., Schliemann, A. D., & Carraher, D. W. (1993). "Street Mathematics and School Mathemat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