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사람들: 그들의 고충과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1.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걸까?
"분명히 말했는데 왜 못 알아들었지?" "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나요?"
많은 사람들이 대화 중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왜 자꾸 사람들 말을 못 알아듣는 걸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지능이나 태도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복잡한 인지 과정, 심리 상태, 환경, 심지어는 뇌 신경 구조까지 영향을 미치는 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는 것은 '단어를 못 들었다'는 게 아니라 문맥, 의도, 감정, 암시 등을 잘 파악하지 못하거나,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오해, 갈등,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2. 어떤 원인들이 있을까? – 과학적, 심리적 분석
(1) 주의력 문제
- 주의가 산만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집중해서 듣지 못합니다. 특히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말소리는 들리지만, 뇌에서 그 소리를 구조화하여 의미로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관련 논문: Barkley, R. A. (1997). "ADHD와 인지기능: 실행 기능의 손상." Psychological Bulletin.
(2) 청각 처리 장애 (APD: Auditory Processing Disorder)
- 청력은 정상이지만, 들리는 정보를 뇌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주로 배경 소음이 있거나 여러 사람이 말할 때 말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례: 어떤 사람은 조용한 환경에서는 문제없이 대화가 가능하지만, 카페나 회의실처럼 소음이 섞인 공간에서는 전혀 대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참고 논문: Musiek, F. E., & Chermak, G. D. (2007). "Auditory Processing Disorders: New Perspectives." Audiology Today.
(3) 언어 처리 능력의 차이
- 사람마다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능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추상적인 언어나 비유, 돌려 말하는 표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4) 배경지식 부족
- 대화에서 쓰이는 단어나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캐시를 지워야 해요"라고 하면, '캐시'가 뭔지도 모르니 전혀 이해가 안 되죠.
(5) 사회적 신호에 둔감
- 눈빛, 억양, 표정 등 비언어적 요소를 읽지 못하면 말의 숨은 의미나 뉘앙스를 놓치게 됩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상의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6) 긴장과 불안
- 낯선 사람과 대화하거나, 상사 앞에서 말할 때 너무 긴장하면 뇌가 순간적으로 정보를 잘 처리하지 못하게 됩니다. 대화 중에도 계속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에 빠져 진짜 말은 흘려듣게 됩니다.
3. 이 문제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인간관계 갈등
- “저 사람은 말을 안 듣는다”, “대화가 안 통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불필요한 감정의 골이 생깁니다.
✅ 업무 효율 저하
-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업무에서 실수가 반복되거나,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설명하게 되면서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 낮은 자존감
- 자꾸 이해 못 했다는 피드백을 받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소통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소외감
-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이해가 느린 사람은 무리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되기도 합니다.
4.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현실적이고 따뜻한 접근
✔ 1. 핵심 요약 훈련
- 대화 후 스스로 그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해보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처음엔 어려워도 점차 말의 흐름을 정리하는 능력이 향상됩니다.
✔ 2.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용기
- “지금 말씀이 잘 이해가 안 돼서 그런데,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런 말은 당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배려 깊은 소통의 시작입니다.
✔ 3. 시각 자료 활용
- 업무 회의나 중요한 설명이 있을 때는 말뿐만 아니라 메모, 도표, 이미지 등 시각 자료를 함께 활용해 주세요. 시각과 청각의 이중 자극은 이해도를 확실히 높여줍니다.
✔ 4. 음성 녹음과 복습
- 중요한 설명을 녹음해 두고 나중에 반복해서 들어보세요. 이 방법은 청각처리나 언어처리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 5. 청각 검사 및 치료 고려
- 자신이 계속 말을 잘 못 알아듣는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닌 청각 처리 장애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6. 언어 치료 및 인지 훈련
- 언어치료사나 작업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인지적, 언어적 훈련을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조기 개입이 중요합니다.
✔ 7. 자신에게 맞는 말하기 방식 찾기
- 어떤 사람은 속도가 빠른 말보다 천천히 끊어 말하는 방식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됩니다. 나에게 잘 맞는 소통 방식을 파악하고, 주변에 그걸 공유하세요.
✔ 8. 심리적 긴장 완화
- 대화 중 지나치게 긴장하면 청지각 정보 처리 능력이 떨어지므로, 호흡을 조절하거나 심리적 안정 훈련을 통해 여유를 가지는 게 좋습니다.
5. 그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이유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둔하냐”, “이해력이 없냐”고 무턱대고 비난하는 건 큰 상처가 됩니다. 그 사람은 이미 “왜 나는 잘 못 알아듣지?”라는 자책 속에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 “혹시 이해가 어려웠을까 봐, 다른 방식으로 한 번 더 설명해볼게요.”
- “말이 조금 빠른 것 같았지? 천천히 말해볼게.”
이러한 말은 단순히 대화를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자존감과 인간관계 회복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6. 마무리하며: '잘 듣는 능력'은 천성이 아니라 훈련의 결과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것도 기술입니다. 훈련이 필요하고, 이해하려는 태도와 환경적 지원이 함께할 때 가능합니다.
이 글을 통해, 스스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조금 더 자신감을 얻고, 주변 사람들은 이해와 배려의 마음을 가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참고문헌 및 링크:
- Barkley, R. A. (1997). "Behavioral inhibition, sustained attention, and executive functions: Constructing a unifying theory of ADHD." Psychological Bulletin.
- Musiek, F. E., & Chermak, G. D. (2007). "Auditory Processing Disorders: New Perspectives." Audiology Today.
- American Speech-Language-Hearing Association. "Understanding Auditory Processing Disorders in Children."
- PubMed.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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